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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술 안주로 삼치는 '독'

by 생활생활 2022.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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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3가지 맛을 내고, 크기가 다른 생선의 3배이며, 헤엄 속도도 3배 빠르다”라고 기록돼 이름이 지어진 삼치는 고등어와 형제 격인 생선이지만, 실제 3년 정도 자라면 5㎏까지 자라는 대형 어종이다. 겨우내 살을 찌우고 봄에 알을 낳기 때문에 2~3월경이 제철인 음식으로 “고등어보다 수분이 많고 게살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기름져서 노인이나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은 생선”이라고 기록돼 있다. 특히 배 쪽에 지방 특유의 단맛을 내는 글리세리드가 다량 함유돼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감칠맛이 난다.

 

또한 DHA와 EPA라는 지방산이 풍부해 기억력 향상과 두뇌 회전을 촉진하고, 혈압 강하에 도움을 주며, 우리 몸속의 나쁜 LDL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억제해 혈관을 깨끗하게 한다.

 

한의학에서 삼치는 마 교어(馬鮫漁)라 불렀으며, 한자로 망어(亡魚) 또는 마어(麻魚)라고 불렀다. 보중·강장·강근골 등의 효능이 기록돼 있기도 한다. 실제 약으로서의 사용 기록은 거의 없지만 먹거리가 부실한 시대에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생체 조직 구성에 도움을 주어서 효능을 기대할 수 있었다.

 

지방산 외에도 삼치는 비타민D와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튼튼한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단백질, 레티놀, 니아신, 비타민A·B1·B2·B6·E, 아연, 엽산, 인, 철분, 칼륨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우수하다. 특히 임신 중에 필요한 것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비린내도 없어 임신부에게 아주 좋다.

 

TIP1. 생선구이에 술 한잔?=‘신선한 회 한 점에 소주 한잔’이나 ‘생선구이에 맥주 한잔’ 등의 생각이 들 때면 되도록 삼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등 푸른 생선에는 ‘퓨린’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있는데, 소화 흡수하는 과정에서 ‘요산’이라는 찌꺼기가 생성되고, 너무 많이 축적되면 ‘통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는 그 자체로도 퓨린이 많아 급성 통풍도 유발할 수 있으며, 소주는 그나마 조금 낫지만 알코올 자체가 요산의 배출을 막기 때문에 삼치를 먹을 땐 술을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TIP2. 삼치와 알레르기=삼치는 고등어처럼 잡으면 곧 죽어 버리고, 고등어에 비해서도 살이 연하고 지방이 많기 때문에 빠르게 부패한다. 염장하기도 쉽지 않아서 내륙에서 구이로 먹기 시작한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식재료다. 부패와 동시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히스티딘’이라는 성분이 증가하므로 되도록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1820년 즈음 쓰인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라는 책에 일화가 실려 있는데,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받은 한 양반이 자신을 도와준 정승에게 답례의 의미로 자신이 여기에 와서 맛있게 먹은 생선인 삼치를 보내줬는데, 정승이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썩은 내가 확 나서 입맛만 버렸다고 한다. 결국 이 강원도 관찰사는 그 정승의 눈밖에 나서 결국 좌천됐고, 이 삼치를 망어(亡魚)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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